제 목 | 훈훈한 미담입니다. 좋은주말보내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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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유경석 | 작성일 | 2003-08-16 |
이런 중대장이면 자식 맡길만 하겠네 [오마이뉴스 2003-08-15 22:12:00] ▲ 고병오 대위. ⓒ2003 백두산부대 제공. 지난 8일 밤 강원도 양구에 주둔하고 있는 육군 백두산 부대 정비대대의 고병오 대위(33세 학사 23기)는 자신의 업무노트를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자신이 데리고 있는 한아무개 병장을 전라남도 광주에서 면회온 부모님을 만나고 들어온 뒤였다. 어떻게 된 건지 알아보니 경찰공무원인 한 병장의 부친은 "그동안 자식을 잘 돌봐줘 고맙다"며 "중대회식비로 써달라"고, 고 대위 모르게 살짝 집어넣은 것이었다. 촌지 30만원 돌려주며 "돌아가시면서 우동드시라"고 1만원 더 넣어 부대 주변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다시 아들 면회를 온 한 병장의 부친을 다시 만났다. 고 대위는 광주로 돌아가는 한 병장 부친에게 "훌륭하게 자식을 키워 군에 보내 준 덕분에 군 생활을 잘 하는 부친을 두게 됐다"며 "남은 군 생활동안 중대장을 믿고 맡겨달라"는 편지를 드렸다. 고 대위는 "전우의 부모님께 돈이나 받아 챙기는 그런 인간으로 비춰졌다면 미안하지만, 저는 그런 사람은 아니다"라며 "내려가실 때 우동 한 그릇 사 드시라"고 글을 마치면서 한 병장의 부친이 주었던 30만원에 1만원을 더 넣었다. 이에 감동한 한 병장의 부친은 광주로 돌아온 뒤 조영길 국방부 장관 앞으로 고 대위의 미담을 알리는 편지를 썼다. "30만원을 봉투 속에 넣을 때는 몰랐으나 중대장님은 전우의 부모님들게 돈이나 받아 챙기는 그런 인간으로 비쳐졌다면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말에 같은 공직자로서 너무 부끄러웠다"며 "30년 공직생활 중 이번 여름 휴가가 가장 아름다운 휴가였다"는 것이다. 또 "무좀이 심한 장병들은 발을 직접 씻어주는 훌륭한 중대장에게 아들을 맡기게 되어 든든하고 안심"이라며 "광주로 내려오면서 처와 함께 맛있는 우동 한 그릇을 사 먹었다"는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국방부는 고 대위에 대한 표창을 준비하고 있다. 고 대위 "멀리서 오신 분들게 약소한 우동값 드린 것뿐" 고 대위는 전화통화에서 "처음에는 식사를 하자고 하셨는데 아버님께서 돈을 내실 게 뻔해 따라갈 수가 없었다"며 "식사 대접하기도 그렇고 해서 멀리 가시는 길에 우동 한 그릇 드시라고 한 것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들 다하는 건데 쑥스럽다"며 전화를 끊었다. 다음은 한 병장의 부친이 국방부 장관에게 보낸 편지와 고 대위가 한 병장의 부친에게 보낸 글 전문. ---------------------------------------------------------------------- 먼저 한 병장의 부친이 장관에게 보낸 편지 존경하는 장관님 먼저 여러 가지 어려운 국방여건 속에서도 공정한 인사풍토 정착과, 장병 사기·복지의 획기적인 개선을 통한 군심 결집으로 군의 화합과 단결을 강화하고 계시는 장관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조 장관님은 소신이 뚜렷하시고 군의 전략기획 및 전력증강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로 꼽히시며 월남전에도 참전해 2차례나 최우수 중대장으로 선발되는 등 화려한 실전경력을 갖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가 장관님께 아뢸 말씀은 이번 하계 휴가기간 중 훌륭한 중대장 한 분을 만나 뵙게 되어 그분을 통하여 지금까지 제가 가지고 있던 군에 대한 선입관이나 불신을 깨끗이 씻을 수 있었으며 같은 공직자로서 너무나도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게 되어 제 자신을 되돌아보아 반성하고 훌륭한 부하 중대장을 두신 장관님께 고마운 서신을 드립니다. 저는 강원도 양구군에 있는 백두산부대 정비대대에서 군복무중인 병장 000의 아버지로서 현재 전남에서 근무하고 있는 000 경위입니다. 저 또한 십자성 군수지원부대에서 근무시 월남전에 참전한 파월 장병이었습니다. 이번 여름 하계 휴가에 제 처와 함께 아들의 군부대 근처로 휴가를 갈 겸 아들 면회도 할 겸 지난주에 양구 군부대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전 아들의 편지에 중대장이 직접 중대원들의 발을 직접 씻어 주기도 한다고 하여 어떤 중대장일까 무척 궁금하던 차였습니다. 특히 제 처는 군에 있는 아들을 만난다는 생각으로 설렘에 잠을 설친 상태로 제가 차를 운전하고 광주에서 7시간에 걸쳐 양구에 도착하였습니다. 제 처와 함께 군부대에 들어갔을 때 너무나도 따뜻하게 부모처럼 맞아주신 중대장님의 환한 얼굴에서 부대의 이미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위병소 면회실에서 형처럼 아버지처럼 중대원들을 사랑으로 챙겨주고 있다는 중대장의 말에 고마워하고 있던 중 중대장이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 제 처는 중대원들에게 고깃국이나 끓여 달라는 취지로 휴가비를 절약한 30만원을 봉투에 넣어 그 분 모르게 책상 업무노트 속에 넣어두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하룻밤을 양구에서 보내고 다음날 양구를 떠나기 전 아들 면회를 한 번 더 신청하였는데, 중대장님이 직접 밖으로 나와 편지 한 통을 제 손에 건네주고 급히 돌아 가셨습니다. 그 편지에는 멀리서 오셨는데 따뜻한 식사 한 끼 대접 못한 제 자신이 부끄럽다는 내용으로 내려가실 때 우동 한 그릇 사 드시라고 하면서 1만원까지 함께 동봉하여 30만원이 그대로 편지 속에 넣어져 있었습니다. 당시 30만원을 봉투 속에 넣어 드릴 때는 몰랐으나 중대장님은 전우의 부모님들께 돈이나 받아 챙기는 그런 인간으로 비춰졌다면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편지 내용에는 같은 공직자로서 너무나도 부끄러운 제 모습에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장관님! 저는 이번 여름 휴가가 30년 동안의 공직생활 중 가장 아름다운 휴가였으며 제 자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뜻깊은 휴가였다고 자랑하고 싶습니다. 무좀이 심한 장병들은 직접 발을 씻어주는 그런 훌륭한 부하 중대장에게 아들을 맡길 수 있게 되어 아버지인 저로서는 너무나도 든든하고 안심이 되었습니다. 또한 그런 훌륭한 부하를 둔 장관님 또한 복 받으신 장관님이라고 생각합니다. 광주로 내려오면서 고 중대장님이 넣어준 1만원으로 휴게실에서 제 처와 함께 정말 맛있는 우동 한 그릇을 먹었습니다. 장관님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에서의 전쟁 방지를 위해 노심초사하실 터인데 부디 건강하십시오. 안녕히 계십시오. 2003. 8. 12. 000 올림 ---------------------------------------------------------------------- 고 대위가 한 병장 부친에게 쓴 편지 존경하는 000 아버님께 멀리 이곳 양구땅을 방문해 주신 00이 부모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봄, 여름, 가을이 짧고 겨울이 긴 강원도 오지 양구로 귀한 아드님을 떠나보내시고 그간 얼마나 노심초사 하셨습니까? 저는 우리 000군을 만난 것을 인생의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많은 활약상과 앞으로의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000를 볼 때마다 전역 후 크게 대성할 것을 확신하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제 힘든 하루 하루의 군생활들이 23개월로 접어드는 병장 000은 새로운 사회의 구성원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000에게 항상 격려의 말과 용기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백두산 부대 정비대대에서 근무하는 중대원들의 모든 부모님은 제게 귀한 자녀들을 보내주셨고 때로는 형으로서, 때로는 중대장으로서, 때로는 부(아버지)로서 잘 관리해 주기를 바라시고 계신다는 것을 저 육군 대위 고병오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부모님들의 마음을 알기에 저는 아침 출근과 동시에 모든 중대원 개개인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하느님! 오늘도 우리 ○○아들 아무 사고 없이 잘 지켜주시고, 몸 상하지 않고 부여된 임무완수와 자기발전을 위해 노력하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이처럼 기도합니다. 아픈 사람은 군대 병원에서 조치가 되지 않으면 민간병원에 데려가서 진료를 받게 해 줍니다. 발에 무좀이 심하여 악성일 때는 중대장이 직접 발을 씻어주기도 합니다. 그러면 다음부터는 잘 씻습니다. 오늘 저는 두 분을 뵙고 너무나도 기뻤고 참으로 유익하고 고마운 대화의 시간이었습니다. 두 분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며 한편으로 공직에 근무하시는 아버님의 실수는 이해하기 힘이 듭니다. 보내주신 급전은 제가 쓰기에는 너무나도 과분하고 어처구니없는 돈이오니 다시 돌려드립니다. 멀리서 오셨는데 따뜻한 식사 한 끼 대접 못한 저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000가 전역하고 나면 또 광주방면에 근무할 기회가 있으면 찾아뵙지요. 이번에 000 병장이 외박을 갈 수 있는 것은 우리 대대장님의 각별하신 배려가 있었습니다. 000에게 남은 외박은 전혀 없으나 다른 중대원들이 시비를 걸면 저희들도 입장은 난처할 것입니다. 부디 좋은 시간 000와 잘 보내시고 안전하게 돌아가시기를 기도 드리겠습니다. 자식을 진정으로 위하는 길을 이번에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랑과 정성, 노력... 또한 저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전우의 부모님들께 돈이나 받아 챙기는 그런 인간으로 비춰졌다면 미안합니다. 그러나 절대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 30만원이더라구요. 저 고병오를 믿고 남은 기간 제게 맡겨주시고, 아무 걱정 마십시오. 할말은 많지만 이만 줄이겠습니다. 이천삼년 팔월 팔일 000의 아버지이자 형이자 스승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 P.S : 내려가실 때 우동 한 그릇 사 드시라고 돈 만원 동봉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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